“바이오신약 유효슈팅(shots-on-goal) 기회 증가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박상진 COO, 다국적 제약사 대상으로 ‘위험분담 기반 파트너십’ 제안

이승덕 기자 | duck4775@yakup.com

기사입력 2018-11-02 21:09

전 세계 동향을 살펴보면 하나의 바이오시밀러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8년에서 10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는 분석이 컨센서스를 얻고 있다.
예로 바이오시밀러의 동등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퍼스트 휴먼 스터디인 임상 1상과 수백명의 환자를 리크루트하는 임상 3상을 포함하는 임상시험(clinical) 단계만 보더라도 평균적으로 3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유럽보건당국의 승인을 얻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베네팔리, 성분명 에타너셉트)는 초기 단계인 프로세스 개발부터 시판 허가 획득까지 불과 4년 만에 완주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10년이라고 알려져 있는 기간을 불과 4년으로 단축한 것이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약 3년 정도 소요되는 프로세스 개발 단계는 1년 만에 마쳤고, 역시 3년 정도 소요되는 임상시험 단계 역시 1년 만에 끝냈다.
지난 1일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서 열린 제4회 한미 생명과학 협력컨퍼런스에서 키노트 연자로 나선 박상진 삼성바이오에피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험의 또 다른 사례를 전달했다.
자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임랄디, 성분명 아달리무맙)의 경우 임상 3상 단계에 참여하는 800명에 달하는 환자 그룹 리쿠르트를 불과 3개월이라는 기간에 끝내버린 것이다.
박상진 전무는 “3년 정도 소요되는 임상시험 단계를 1년으로 단축하는 우리의 해답은 다름 아닌 철저한 운영관리 프로세스에 기인한다”며 “전 세계 어느 지역이던 우리가 관여하는 바이오의약품의 임상시험이 이뤄지는 곳이라면 회사에서 파견한 전문가가 수개월 동안 현지에서 상주하면서 하루 단위(day-to-day)로 모니터링과 보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진정한 경쟁력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수반되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프로젝트들을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무는 지난해 말 일본 다케다 파마슈티컬즈와 체결한 급성췌장염 바이오 신약에 대한 공동 개발의 주요 배경으로 이와 같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쟁력을 꼽았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박 전무는 “위험을 분담하는 ‘리스크 셰어링’ 파트너십을 다국적 제약사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안하는 ‘리스크 셰어링’ 파트너십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퍼스트 휴먼 스터디인 임상 1상부터 수백명의 환자를 리크루트하는 임상 3상을 포함하는 임상시험 단계 전체를 위험 분담의 성격으로 위임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임상 3상이 실패할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고객사는 비용을 5대5로 나눠서 부담하게 된다.
임상시험 단계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시판 허가까지 획득하는 경우 고객사는 해당 비용을 100% 부담하게 된다.
고객사는 시간 단축과 그에 따른 개발비용의 절감이라는 주요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당 바이오 신약의 시장 잠재력에 기인한 로열티를 지속적으로(on-going)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박 전무의 설명이다.
박상진 전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위험분담 기반의 파트너십을 구축할 경우 바이오신약 개발에 있어 유효슈팅(shots-on-goal) 기회가 증가한다”면서 “바이오시밀러에서 출발한 우리의 여정은 바이오신약 개발의 영역으로 현재 진입했으며 앞으로는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