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텍 창업, 한국과 미국 중 어디에서 할 것인가

VC 투자 성향, R&D 요구 등 고려…미국 내에선 델라웨어 추천

전세미 기자 | [email protected] 

기사입력 2020-12-02 12:23 

한국 또는 미국에서 바이오텍을 창업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로 VC의 투자 성향, R&D 요구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4회 KAPAL 온-에어 웨비나(4th KAPAL On-Air Webinar)에서는 오름테라퓨틱(orum therapeutic) 이승주 대표가 ‘바이오텍 창업: 어디에서 할 것인가? 글로벌 연구소 운영에 관하여’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텍 창업을 하려고 할 때 가장 처음 하는 질문이 한국과 미국 중 어디에서 회사를 시작할 것인가다. 과거 사노피에서 근무했을 때는 미국에서 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 부분은 한 번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 위치를 정하는 것은 독립적인 문제다. 국적과 사는 곳은 분리를 생각해야 하고 회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창업할 생각이면 주식회사를 창업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창업을 생각한다면 어느 지역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까. 이 대표는 “미국의 경우 델라웨어(Delaware) 주에서 회사를 창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에서 주는 여러 가지 혜택을 보고 그 주의 법인 설립을 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다. 결국은 델라웨어로 옮기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 이유는 미국의 벤처캐피탈(VC)들이 델라웨어 내 법인들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의 법인 설립 간 가장 큰 차이는 투자의 차이다. 한국 기업들은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 펀딩을 받는 것이 굉장히 까다롭다. 미국의 유명한 VC들은 델라웨어 내 기업에 투자를 하지 굳이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한국 법인이 해외 투자를 받는 케이스는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렇다고 미국 투자자가 더 좋냐, 그것은 아니다. 한국 투자자가 훨씬 파운더 프랜들리(founder friendly)하다. 가수를 예로 들면 한국은 투자 기업이 스스로 곡을 만들고 노래를 하는 싱어송라이터를 서포팅 하겠다는게 장점이며, 미국은 투자 기업이 소속사가 되어 팀을 짜서 데뷔시키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R&D에 대한 주문도 다르다. 한국은 라이센싱, 상장에 대한 요구가 있으며 미국은 라이센싱보다는 FDA의 승인을 받아 나중에 M&A를 해 달라는 요구들이다. 이것은 창업자의 선택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미국 내 바이오텍 위치 선정에 있어 이 대표는 조금 더 상세하게 들여다 볼 것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IT와 섞어서 할 것이라면 바이오텍 베이(biotech bay) 지역,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면 보스턴, 조금 더 따듯한 곳을 원하면 샌디에이고 지역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다들 보스턴으로 가니까 나도 가야지라는 생각보다는 꼼꼼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오텍 베이 지역과 보스턴 지역이 입성 시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투자금 회수(exit)를 할 때 가치가 조금 높다고 한다. 지역의 특성이다. 미국의 다른 클러스터들에 비해 IPO도 빠르다고 한다. 또한 미국과 한국 인재들의 기업 형태에 따른 선호도, 노동법 및 처우와 보너스 인식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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